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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웃고있는 사람

이상하게 계속 웃고 있는 사람, 그건 바로 나다.
나는 대중교통을 타거나 밥을 먹을 때, 길을 걸어갈 때도 머릿속으로 웃긴 생각을 많이 한다.
뭐, 창의적으로 웃긴 생각을 만들어 낸다기보다는 과거에 웃겼던 일들, 책에서 본 것들, 만화 내용들을 떠올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 웃고 있는 거다.
나를 처음 본 사람들은 "뭐가 자꾸 웃겨? 왜 자꾸 웃어?" 하는 반응을 보인다.
비웃는 게 아니라, 그냥 한 사람을 보면 그와 관련된 재밌었던 에피소드가 머릿속에서 재생돼서 웃음이 나온다.
정말 웃음웃음 열매라도 먹은 게 아닐까 싶다.
어릴 때 사진을 보면 거의 무표정이 없었다. 태생적으로 그렇게 태어났고, 그게 나의 본질이다.
나는 세상이 재밌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한다.
낙엽이 굴러가는 것도, 비둘기가 점프하다 발을 헛디딘 것도 재미있다.
하지만 가끔 이 쉽게 웃는 성격이 약점이 될 때도 있었다.
개발자로 연차가 쌓이면서 쉽게 웃는 모습이 만만하게 보이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래서 무례한 질문과 상황을 많이 마주했고, 그때는 나도 모르게 무표정을 유지하려 애썼다.
누군가에게는 무표정이 디폴트라면, 나에게는 웃는 것이 디폴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훌라에서는 웃는 것이 당연한 디폴트다.
웃지 않으면 춤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춤의 감정도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훌라는 나의 성질과 정말 잘 맞는 것 같다.
웃는 것이 자연스럽고, 그게 춤에 녹아들어야 진정한 훌라가 완성되니까.
이제는 더 이상 억지로 무표정을 유지하려 애쓰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나만의 웃음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훌라 댄서가 되어야겠다.
앞으로도 웃음 속에 담긴 나만의 이야기를 춤으로 전하며, 무대 위에서나 일상 속에서 진짜 나를 그대로 표현하는 댄서로 성장하고 싶다.
웃음이 나의 무기가 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