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정조대왕능행차 행사를 마치고 든 생각..
오하나는 하와이어로 가족을 뜻한다.
훌라를 배우고 나서 하와이어 단어들을 하나씩 알게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오하나"라는 단어가 나에게 특별히 다가왔다. 어디선가 본 책에서, 한국어를 외국어로 바꾸어보면 그 언어가 새로운 의미로 느껴질 때가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참 맞다. 내가 훌라를 배우며 처음 알게 된 알로하도 그랬다.
알로하는 그저 인사를 넘어서, 서로의 영혼이 괜찮은지 묻는 따스한 마음이 담겨 있는 말이었다. 나에게 오하나도 그런 말이다.
나는 사실 학교나 직장 생활을 하며 어디에 특별히 소속되고 싶다거나 무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크게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단체생활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훌라를 하며 여러 선생님과 함께 배우고, 같이 춤을 추면서 처음으로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를 느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건 영혼이 통하는 느낌이었다. 단순히 같은 취미를 함께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 같은 마음을 나누고 있다는 감각이 생겼다.
그 느낌은 특히 정조대왕능행차 행사를 준비하면서 더 강하게 다가왔다. 여름 내내 땀 흘리며 연습하고, 맞지 않는 동작과 시선을 하나씩 맞춰가며 함께 고군분투했다. 공연 당일에는 서로의 옷과 얼굴을 살피며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겼다. 옷매무새가 흐트러지면 다듬어주고, 화장이 덜 되면 얼굴을 만지며 손길을 건넸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서로를 보살피는 마음이 생겼다. 마치 언니와 동생처럼, 엄마와 딸처럼 말이다.
그때 깨달았다. 협동심이란 이런 것이구나, 팀이란 이런 것이구나, 오하나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우리 모아나 팀. 우리는 그렇게 하나가 되었다.
그 뒤로 나는 나만의 오하나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다. 한명 한명 내가 데리고 온 나만의 팀, 나만의 따뜻한 가족 같은 공동체. 그들과 함께라면 춤이든, 그 무엇이든 더 깊이 느끼고 나눌 수 있을 것 같다.